■'치매 명의' 이동영 서울대병원 교수

 1인 가구 급속 증가 등 시대 변화

 가족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넘어

 학대·방임 같은 사회문제로 부상

 즐겁게 활동하며 뇌혈압 지키고

 치매친화적 도시 만드는게 중요

“우리 사회가 치매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의 의식입니다. 시기만 다를 뿐 누구나 치매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내 가족 혹은 나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주변에 관심을 기울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9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처하려면 ‘치매 친화적인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치매 환자가 급증하는 데 따른 예방·관리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지만 한쪽에서는 거부감을 드러내거나 애써 기피하려는 현상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치매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던 시절 치매 환자를 흔히 ‘노망났다’고 표현하며 정신이상자로 내몰던 일종의 ‘스티그마타’ 현상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역에서 치매 요양 시설을 기피하는 문화도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급속도로 늘어나는 치매 환자를 위해서는 치료제 개발 같은 의학적 노력 못지않게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이 더 시급하다는 의미다.

‘치매 명의’로 불리는 이 교수는 2007년부터 치매 예방 교육과 조기 검진, 치료를 지원하는 서울시 광역치매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의 전국화를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치매극복의 날(9월21일)’을 맞아 근정포장을 수상했다. 그는 “막 40대에 들어서면서 센터장을 맡았는데 내년이면 환갑을 맞는다”며 “치매가 환자가 겪는 질환이 아닌 제 문제가 됐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시간의 문제일 뿐 누구나 치매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요즘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노인성 질환인 치매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올해 기준 국내 치매 환자 수는 97만 명. 내년에는 100만 명을 넘어서고 2044년에는 200만 명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치매로 인한 사망자 역시 지난해 1만 4978명으로 전년 대비 5.1%(727명) 증가했다. 이 교수는 치매 인구 증가에 대해 의학적인 발전과 함께 사회 구성원들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변화는 1인 가구 증가, 핵가족화 등 가족 구성원의 변화로 치매 환자의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며 “치매가 학대, 방임, 동반 자살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연결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할 대목”이라고 짚었다.

원문 / 관련기사 보기(▼ 아래의 주소클릭)

https://www.sedaily.com/NewsView/2GY3B9VO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