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부모님을 뵙는다면 치매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는지 살피는 게 좋겠다. 2018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로 추정될 만큼 일상에 가까이 다가온 질환이기 때문이다.

치매 중 약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경우 완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나 약물 등으로 억제하거나 증상을 호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의 부모님이 최근에 나눴던 대화 내용이나 했던 일을 잊어버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한 번쯤은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동영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부모님이 옛날 일을 잘 기억하신다고 해도 요즘 있었던 일을 자꾸만 잊는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말을 할 때 단어를 떠올리지 못해 주저하거나 급격히 말수가 줄어들고, 시간이나 장소를 혼동하거나 익숙하게 처리해오던 일에 서툴러지는 경향이 생긴다면 주위에서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 교수는 "이런 일들이 어쩌다 한 번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치매는 아니지만, 이런 문제가 자꾸 반복되거나 점점 더 심해진다면 진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지기능 저하 외에도 치매 초기에는 우울해지거나 성격이 갑자기 변하는 경우가 흔하다. 지속해서 의욕이 줄고 짜증이 늘었다면 우선 우울증을 의심해야 하지만, 고령일 경우엔 치매 여부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이유 없이 의심이 늘어난 것도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다.

노년기에 나타나는 건망증은 무조건 치매 초기 증상은 아니므로 적절히 구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건망증과 치매를 구별하기 위해선 대화에서 힌트를 제시했을 때 알아차리는 지를 파악해보라고 조언한다. 일어난 일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치매와 달리 건망증은 잊고 있었다가도 사건에 대해 일부를 이야기해주면 기억을 해내기 때문이다. 만일 힌트를 줘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거나, 아예 없었던 일처럼 반응한다면 전문가를 찾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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