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농민신문 공동기획] 명의에게 듣는다 (12)치매

원인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뉘어 환자 70% 이상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는 뇌기능 회복·유지에 초점 혈관에 부담주는 질병 관리가 핵심

가족도 고통 겪어 교육 같이 진행 일상생활서 꾸준히 운동하면 도움
 

치매는 뇌기능이 손상돼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지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유병률은 9.8%로, 약 70만명 정도가 치매를 앓는 것으로 추정된다.

치매는 원인에 따라 알츠하이머성 치매,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파킨슨병 치매 등 여러 종류로 나뉜다.

이 가운데 환자의 70% 이상이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고 있다. 이 치매는 뇌세포에 들러붙은 이상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가 독성을 보이면서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발병한다.

치매는 크게 세단계로 진행된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많이 쌓이고 있지만 증상은 없는 무증상단계, 일상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치매 등이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무증상단계의 진행기간은 10~15년 정도다. 이후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대략 5년간 지속되다가 치매로 넘어간다.

무증상단계는 말 그대로 증상이 없는 시기다. 이후 경도인지장애로 접어들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긴다. 딸이 어머니에게 이틀 전에 전화했는데 어머니가 딸에게 “너 요즘 왜 이렇게 전화를 안하느냐”는 질문이 반복되는 식이다.

치매환자가 보이는 증상은 크게 ‘인지장애 증상’과 ‘정신행동 증상’으로 구분된다. 인지장애 증상은 기억력 같은 지적능력이 저하되는 것이고, 정신행동 증상은 난폭한 행동과 욕설 등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것이다.

치매는 한가지 검사만으로는 진단을 내릴 수 없다.

치매를 진단하려면 우선 주로 나타나는 증상과 그 증상이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등을 자세히 알아보는 병력조사를 한다. 이후 직접 진찰을 진행한다. 혈압·체온 등을 측정하고 전신 각 부분을 진찰하는 것이다. 이어 감각·운동 신경이나 근육 위축 정도와 보행능력 등을 알아보는 각종 신경학적 기능을 평가한다. 우울증·불안·공포증 등의 정신현상을 평가하는 정신상태 검사도 시행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대부분 경험 많은 치매 전문가들은 환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지, 치매에 걸렸다면 어떤 종류인지 등을 개략적으로 추정한다. 확진을 하려면 각종 검사가 필요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양전자단층촬영(PET) 같은 뇌 사진 촬영과 뇌척수액검사 등을 실시한다. 기억력·판단력을 확인하는 신경심리검사도 진행한다.

치매치료는 뇌기능 중 회복 가능한 부분은 회복시키고, 남은 기능은 최대한 유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콜린이라는 뇌 속 물질을 증가시켜 인지기능 저하를 억제하고, 질병 진행을 늦추는 약을 치료에 사용한다. 항정신병 약물이나 항우울제 등도 정신행동 증상을 개선하는 데 이용한다. 치매는 가족들이 큰 고통을 겪기 때문에 환자를 대상으로 한 약물치료 외에도 가족교육·가족지지 프로그램 등을 함께 진행한다.

치매를 예방하려면 ‘지피지기’를 기억하자. ‘지’는 뇌혈관을 지키자는 의미다. 뇌혈관만 건강하게 잘 유지해도 치매 예방·관리의 절반은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선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혈관에 부담을 주는 병을 잘 관리해야 한다.

다음은 ‘피’, 즉 과음·과식·편식을 피해야 한다는 뜻이다. 생각보다 피하기 어려운 것이 편식이다. ‘어떤 음식이 좋다’고 하면 그것만 먹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행동이 편식이다. 음식 하나만으로는 병이 좋아지거나 낫지 않는다. 음식을 골고루, 적게, 자주 먹어 다양한 영양분을 섭취하자.

이어 ‘지’는 좋은 습관을 지속하자는 것이다. 특히 운동은 일상에서 꾸준히 지속해야 할 습관이다. 추천 운동법은 출퇴근하면서 조금씩 걷거나 엘리베이터보다 계단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하루에 총 한시간씩 걷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는 ‘기쁘게’란 의미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스트레스를 자주 받으면 뇌가 위축된다. 치매위험이 그만큼 올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하든지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 속 지피지기 실천으로 치매의 위험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이동영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정신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치매 조기 진단 기술 개발 등 치매 및 기억장애 연구와 진료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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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www.nongmin.com/plan/PLN/SRS/297065/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