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임재희 기자 = # 동작구에 사는 김진숙(80) 할머니는 요즘 기억력이 크게 떨어진 것을 느낀다. 어느날은 가스렌지에 보리차물을 올려놓은 것을 잊어버렸다가 새까맣게 주전자를 태운적도 있다. 또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서 돈 계산을 못해 점원과 본의 아니게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이같은 증상을 동네 친구들에게 얘기하자 친구들은 혹 모르니 치매검사 한번 받아보라고 권유하고 김 할머니도 찝찝한 것보다 낫다는 생각에 무료치매검진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검사결과 김할머니는 치매는 아니지만 고위험군으로 판정돼 치매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를 열심히 받으면서 치매 걱정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 

서울의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치매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28일 서울시광역치매센터에 따르면 ''2014년 서울 노인 치매유병률''은 전체 노인 인구의 9.58％선인 11만5932명에 달했다. 노인치매환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오는 2020년에는 14만7050명(10.0%), 2030년에는 22만2846명(10.6%)으로 향후 15년후엔 두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치매인구가 이처럼 크게 증가할것으로 우려되면서 치매증상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치매 극복을 위해서는 조기발견을 통해 진행속도를 늦추는 것이 현재로선 최대한의 치료방법이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95년 국제알츠하이머협회(ADI)와 함께 9월21일을 ''치매극복의 날''로 지정한 것도 같은 의미다. 

그렇다면 치매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치매는 한가지 질병이 아니다. 전체 치매 환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혈관성치매, 파킨슨병 등 70가지 이상이 있다. 

질병 종류가 다양한 만큼 치매 의심 증상도 다양하다. 광역치매센터에선 10가지 경고증상을 보이면 치매를 의심하고 정신과나 신경과 전문의에게 상담할 것을 권한다. 

치매 경고증상으로는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상실이 있다 ▲언어 사용이 어려워졌다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판단력이 저하돼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한다 ▲익숙한 일 처리에 어려움이 있다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돈 계산에 문제가 생겼다 ▲물건 간수를 잘 못한다 ▲기분이나 행동에 변화가 있다 ▲성격에 변화가 있다 ▲자발성이 감소됐다 등도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이다. 

치매진단은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한 병력청취와 진찰, 혈액검사, 뇌영상검사, 신경심리검사 등을 거쳐 이뤄진다. 

진단 결과에 따라 약물(알츠하이머)과 고혈압·당뇨·고지혈증·심장질환·비만·흡연 등 위험성 요인을 관리(혈관성치매)해 치료하게 된다. 

광역치매센터는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관련 질환과 위험성 요인을 평소에 철저히 관리하고 뇌 노화와 기억력 감퇴를 막는 식생활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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